어린 시절, 유치원도 가기 전 온가족이 방하나에서 셋방 살이 할 때 빼고는 아파트에서 살았다. 처음 아파트라는 곳에 살게 되었을 때 우리 집은 1층이었고, 두번째 아파트도 1층이었다. 그러다, 대학교 때 같은 아파트의 6층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우리 가족들은 드디어 1층을 벗어 난다며 좋아했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좋았다. 하지만 뭔지 모를 허전함, 황량함이 있었다. 바닥에 붙어 있지 않고 공중에 붕 떠 있는 집, 창밖을 바라보면 나무와 땅이 아니라 수많은 건물과 그 건물들이 쏟아내는 불빛들이 눈에 들어왔다. 방에 들어가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거실에 나가봐도, 창문을 열어 봐도 뭔가 모를 황량한 기분이었다. 그런 황량하고 쓸쓸한 알 수 없는 기분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