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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건담

[BANDAI] HGUC 신마츠나가 자쿠2

세계의_끝 2019. 7. 3. 00:51

신마츠나가 전용기 자쿠2

이번에 만든 프라모델은 신마츠나가 전용기 자쿠2 입니다. 건.알.못 이라 그냥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만드는데, 이번 자쿠는 신 마츠나가 전용기라고 하네요. 갑자기 마츠나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졌고, 앞에 붙은 '신'이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신마츠나가'가 이름이라고 하네요. ㅎㅎ) 건담 애니를 봐야하는건가요? 하~ 보고 싶은 영화는 많고 드라마도 많고 시간은 없고.... 여기에 건담까지 보려니 너무 힘드네요. 

엘보 때문에 한동안 쉬었던 건담인데, 갑자기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이 말은 '힐링'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2주 간 개인의 일상, 마음의 여유까지 다 바쳐 일했습니다. 힘든 일이 하나 터지고 나면 뒷수습하기가 참 힘듭니다. 그게 내 잘못이 전혀 아니지만 그 일을 내가 해야 할 때, 정말 힘듭니다. 그렇게 영혼까지 탈탈 털린 2주를 지내고 힐링이 필요했습니다. 건담이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엘보가 많이 좋아지고 있었는데, 2주 동안 물리치료도 못 받고 약도 다 떨어지고, 그렇게 지냈더니 다시 통증이 오기 시작합니다. ㅠㅠ 건담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힐링이 필요했고 일단 사 놓고 시작해 보자 싶어서 두 개를 구매했습니다. 

MG 저스티스 건담
HG 마츠나가 자쿠2

 MG부터 시작하고 싶었지만 팔꿈치 상태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작은 놈(자쿠)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팔꿈치를 굽힌 상태에서 니퍼를 쓰고, 끼우고 자르고 근육을 조금씩 쓰기 시작하자 조금씩 아파 오더군요. 스트레칭도 해 가며 30분 여를 하다가 갑자기 짜증스러워졌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일까. 이까짓거 하는데 팔꿈치가 왜 아픈거야. 그동안 치료한거 2주 동안 날려 먹었다 싶어서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딱 여기까지 만들고 접었습니다. 1년 넘게 아팠고, 프롤로 주사 4달 가까이를 매주 맞았는데 갈수록 통증이 심해, 결국 큰 병원으로 가서 MRI 도 찍었고, 그 비싸다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는 중인데, 여전히 아픕니다. 짜증이 났습니다. ㅠㅠ 이게 뭔 짓인가 싶었습니다. 힐링하려다 오히려 더 짜증만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이제 다시 치료 받고 시작해 보자 좋아질거야. 그리고 핫팩 찜질도 하고, 스트레칭도 해가며, 최대한 힘 주지 말고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 보자 싶어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귀여운 자쿠 머리 

 자쿠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조립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만들고 스트레칭 하고 하나 만들고 스트레칭하고..... 그러면서 통증이 심해지면 쉬자 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팔 두개 만들어서 상체에 결합하는 순간, 끝까지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살짝 통증이 올 때마다 스트레칭 해 가며 쉬어가며 다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는 만들고 끼우자. 끝~!!

뿌듯했습니다. 이제 무기만 만들면 끝이야.
사진을 직으며 뭔가 마츠나가 자쿠는 허전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흰색 자쿠도 있네? 하고 신나서 구매했는데요. 흰색이라 그런가? 데칼을 아직 안해서 그런가? 뭔가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데칼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데칼을 거의 다 붙여 갈 무렵, 먹선을 넣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랜만에 조립하는게 좋아 이성을 잠시 잃었나 봅니다. ㅠㅠ

먹선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다시 분해를 했는데, 귀찮기도 할 뿐더러 분해한다고 잡아 당기는 동작에 팔꿈치에 더 무리가 가더군요. 그래서 대충 보이는 부분만 먹선을 넣고, 완성했습니다. 

첫번째 포징하다 뒷꿈치 쪽 추진 노즐을 뿌러트렸습니다. ㅠㅠ 그래서 급 접착제로 붙이고 이대로 마무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후에 잠시 시간내 조립에 데칼까지 끝냈습니다. 

오랜만에 힐링했습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좋았습니다. 모든 걸 잊고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생계를 위한, 돈벌이를 위한 '일(직업)' 말고, 좋아서 즐기는 '일(취미)'는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이 불가능하다 할 만큼 현대 사회가 천박한 자본주의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골랐지만, 그냥 직업일 뿐 내가 원하는 충만한 자아실현의 만족감을 얻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의사가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일에 보람과 의미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병원의 수익 문제에 맞부딪히게 되고, 의사가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자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면서 의사들이 느끼는 심정은 참으로 복잡할 것입니다. 그런 부분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대부분 직장인들의 만족감이 떨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직업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덜 천박해지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돈벌이가 아닌 좋아서 즐기는 일, 취미 말입니다. 

 

** 덧.

건담을 여기저기 올려 두어서 고양이들이 넘어트리기도 해, 보기가 안쓰러웠는지, 아내가 이케아 장식장을 주문해주네요. 건담이 몇 개 되지도 않은데 이래 놓고 보니 뿌듯하네요. 이케아 작식장을 택배로 받았을 때, 앞으로 열심히 만들어 장식장을 채워나가야지 했는데, 이미 다 차 버렸습니다. 중간 중간에 끼워 넣어야할 듯합니다. ㅋㅋㅋ
배송비 포함 12만원짜리 장식장이 이렇게 끝나네요. 장식장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하나 더 구매해서 이거 두 개까지만 차렷 자세로 가득 채우든 어땠든, 장식장 두 개 가득 찰 때까지만 하자. 이거 두 개로도 안 채워질 만큼은 하지 말자. 생각했습니다. 제 신조는, 뭐든지 적당히 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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