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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하는 친구, 절친이 있다. 그 친구에게 집을 짓겠다고 했을 때, 그 친구에게도 '왜?'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인의 집은 절대로 짓지 않겠다며 조언만 해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그 친구 덕에 믿는 구석이 있어 좋다.
집 짓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그 친구가 했던 말이 있다.
"설계에 돈 아끼지 마라."
집 짓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설계라는 것이다. 집 짓다 10년 늙는다는 말은 어설픈 설계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고 했다. 완벽하게 설계를 하면 원하는 건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계에 오랜 시간을 들이고, 많은 돈을 들이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과정은 설계와 건축을 분리하는 것인데, 전문 설계사를 통해 설계를 완료하고 그 도면을 들고 집을 지어줄 업체를 찾는 것이다. 설계사는 설계를 하며 건축주가 제시하는 예산에 맞춰 설계를하게 되는데 예산에 맞도록 단열재, 내외장재, 창호나 바닥재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다. 이를 기준으로 건설비용을 산정하여 설계를 마무리하기 때문에, 큰 다툼 없는 건축이 가능하다.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블로그), 설계사와 오랜 시간 상담을 하며 단열재, 창호, 바닥재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설계를 완료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집을 지어줄 업체를 찾아 다녔는데, 모든 업체가 도면대로 집을 지으면 절대로 예산에 맞출 수 없다고 하여 설계를 다시 변경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일명 '눈탱이'를 맞기 십상이다.
그래서 설계사를 제대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설계사를 제대로 만나기란 쉽지 않다.
또 그래서 가능한 많은 설계사를 만나야 한다. 보통 건축회사에서 설계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설계와 건축을 분리해서 진행해도 되지만, 건축회사에서 설계를 한다면 한번에 같이 진행해도 무방하다. 핵심은 인테리어 설계까지 마무리 한 후 시공에 들어간다는 조건을 꼭 붙어야 하고 그런 곳을 찾아야 한다. 항목별 품목별 세부 견적서가 나온 이후에 시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계사를 만나기 전에, 기본정보(지번, 건축규모, 예산, 꼭 원하는 공간 등)를 메일로 보낸 후 설계사를 만나게 된다. 보통 한 시간 정도 간략히 상담을 하는데 이때 많은 것들을 물어야 하고 확인해야 한다. 설계사 마다 정말 스타일이나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첫 만남에서 멋진 단면도를 그려서, 우리가 원하는 공간을 실현할 대략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먼저 보여주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 분도 있지만, 간 보러 왔다는 생각을 했는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조금도 보여주지 않고 계약을 해야 시작하겠다는 분도 계셨다. 또 예산에 대한 상담을 할 때, 계속해서 말이 바뀌는 분도 계셨고 우리의 얘기를 듣기 보다 자기의 얘기를 많이 하는 분도 계셨다.
그렇게 여러 명의 설계사를 만나는 과정에서 설계 비용과 건축 비용, 공간에 대한 생각들이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현재 구독 중인 블로그가 있는데, 그 블로그 운영자가 우리가 만났던 설계사 중 한 분이시다. 지금도 많이 아쉽다. 첫 만남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단면도와 설계 견적서를 보내주셨고, 매력적인 아이디어 때문에 상당히 긴 시간 고민했었다. 결국 문제는 예산이었다. 설계에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정해진 예산을 과도하게 넘어설 수도 없는 일이다.
애초에는 설계와 시공을 완전 분리하고 싶었다. 설계사에게 설계를 맡기고, 우리가 원하는 가격에 설계대로 지어줄 시공사는 별도로 선정한 후 설계사에게 감리를 부탁하려는 계획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계획일 것이다. 하지만 계획은 변경되었다.
한달 정도를 설계사를 만나면서 나름 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서 있던 시점이어서, 믿을 수 있는 업체이고 우리의 요구 사항을 잘 들어주며 도와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그때 리담건축을 검색하게 되었고, 홈페이지에 있던 주택 중 하나가 아는 분에게 전해 들은 집과 같은 집인 듯했고, 확인 결과 아는 분의 지인이 지었다던 그 집이었다. 우리는 그 분(우리와는 일면식도 없음)에게 전화를 걸어 실례를 무릅쓰고 여러가지 여쭤보았는데, 꽤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었고 리담건축을 만나게 되었다.
집을 짓는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집을 짓고 난 후에도 아주 만족스럽다. 단열, 방수 등 특별한 문제없이 튼튼하게 잘 지어졌다. 언제든 좋으니 집에 와서 직접 봐도 좋다.
일면식도 없는 분인데, 자기의 집을 보여주겠다고 하시며 집짓는 과정에 행복했다는 말에 더 망설일 필요가 없었따. 리담 소장님을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 분의 제안은 조금 놀라웠다.
- 설계는 긴 시간을 두고 하게 될 것이다.
- 설계가 마무리되고 인테리어까지 확정되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견적서를 작성한다.
- 설계가 완성되고, 그에 따른 견적까지 확인한 후 계약을 한다.
이 세가지가 리담건축이 우리에게 제시한 조건이었다. 아무리 설계가 좋아도 예산이 맞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대한 우리의 요구에 맞춰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나는 다시 친구 찬스를 이용했다. 건축하는 그 친구는 조건만 봐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시작해 보라고 했다. 그렇다. 물어볼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리담 소장님 말씀처럼 설계에서 견적까지 어떤 부분에서든 우리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계약하지 안 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래서 리담건축과 설계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한달이 지났고, 평면과 기본 구조가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 인허가를 위한 구조설계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여전히 고민 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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