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설계를 통해 평면도가 나오면 1차 완성이다. 평면도를 완성하면 함께 3D 입체 도면을 볼 수 있다. 그 유명한 스케치업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데, 이제 뭔가 완성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정말 설계는 집짓기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렇게 입체도면을 받고 나면 행복해진다. 이런 모양의 집이 생기는구나. 하지만 거듭 얘기하자면, 이건 정말 시작에 불과하다. 원래는 이런 도면을 만들기 전, 철거와 측량을 한 후에 설계를 하고 도면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계약과 건축허가 등등의 문제가 맞물려, 설계를 먼저 시작했다. 측량 역시 철거하기 전 건물이 있는 상태에서 측량을 받았고, 측량 결과를 바탕으로 도면을 조금씩 수정해 가면서 도면을 1차 완성했다. 이렇게 1차 도면이 나오고 계획설계가 마무리 되..
등기 이전하고 법적으로 내 소유가 된 이후, 다시 집에 가 보았다. 오래된 집이 쓰러질 듯 버티고 있었는데, 나름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이거 제대로 고쳐서 살아도 뭐 크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그냥, 작지만 옛날 집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밖에서 봐도 느껴지지만, 제법 경사가 있고, 집이 도로보다 낮게 앉아 있어 땅을 돋워야 한다. 하지만 최대한 단차를 활용하기로 했고, 그 덕분에 1층 주방의 층고가 높게 만들어질 예정이다. 오래된 집들이라 담을 공유하고 있는 듯 했는데 빨간 대문 집과 어떤 모습으로 벽과 벽이 붙어 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철거할 때 꽤 조심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슬레트 지붕이라 석면은 철거 시 비용이 꽤 ..
주택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설계라고 한다. 실제로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고, 2달이 조금 지났지만 여전히 설계 중이다. 정확히는 계획설계 중이다. 집을 지으려면 먼저 집을 잘 짓는다는 '사장님'을 찾아 수소문하기 시작하는데, 누구에게 설계를 맡겨야 하나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설계와 시공을 함께 하든, 분리하든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설계를 맡기냐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일에는 계획(설계)이 우선이다. 집 짓는 단계는 간단히 살펴 보면 세 단계이다. 설계 - 공사 - 준공. 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들을 고려한다면, 집 짓는 단계는 좀 더 복잡해진다. 좀 더 복잡해진 집 짓기 단계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단계의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하지 않으면 답답해지고, 빨리 빨리 진행하려 하게..
건축하는 친구, 절친이 있다. 그 친구에게 집을 짓겠다고 했을 때, 그 친구에게도 '왜?'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인의 집은 절대로 짓지 않겠다며 조언만 해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그 친구 덕에 믿는 구석이 있어 좋다. 집 짓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그 친구가 했던 말이 있다. "설계에 돈 아끼지 마라." 집 짓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설계라는 것이다. 집 짓다 10년 늙는다는 말은 어설픈 설계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고 했다. 완벽하게 설계를 하면 원하는 건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계에 오랜 시간을 들이고, 많은 돈을 들이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과정은 설계와 건축을 분리하는 것인데, 전문 설계사를 통해 설계를 완료하고 그 도면을 들고 집을 지어줄 업체를 찾는 것이..
땅과 집을 보러 다닐 때는, 기본적으로 건축대장과 토지대장, 등기부 등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신축을 위해 땅을 볼 때는 이것 이외에도, 주변 땅의 경계와 들어선 건물들을 잘 확인해야 한다. 지적도, 일조권, 조망권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집을 보러 다녔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땅을 만났고, 여러가지로 검색을 해 봐도 크게 문제될 게 없어 보여 계약을 했지만, 집을 짓겠다면 용적률, 건폐율, 사선제한 같은 것들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사선제한과 건폐율을 알면 내가 지을 주택의 용적률을 알 수 있다. 먼저, 일조사선제한을 살펴보면 사선제한은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것으로, 도로의 반대쪽, 북쪽 경계선, 인접지와의 경계선 등에서 그은 일정한 ..
협소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보다가 작지만 적당한 땅이 나오면 고민을 시작한다. 여기 이 땅에 어느 정도의 공간을 어떻게 배치할 수 있을까? 땅이 충분히 크고 여유롭고, 땅의 위치와 모양 그리고 주변 경관만 괜찮다면 건축은 예산 안에서 여유롭게 설계하고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협소주택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예산 문제가 아니라 그 공간 안에 내가 원하는 공간들이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고민하는 것 부터가 시작이다. 그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착각을 하게 되고,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게 된다. 좁은 땅에는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협소주택을 지으려고 땅을 계약하기 전 확인하면 좋을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다. 1. 오래된 주택일수록 땅의 경계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지적도 확인) 2. ..
삶의 공간이나 집의 형태는 취향의 문제이지 어떤 형태의 집이 좋은 집이라는 기준은 없는 것 같다. 앞서 얘기했지만, 우리가 아파트에서 아파트로 이사할 때는 사람들은 왜 또 아파트로 이사를 가느냐고 묻지 않는다. 하지만, 주택을 선택하면 항상 그런 질문을 받아야 한다. 그냥 마당이 있었으면 좋겠고, 획일화되지 않는 우리만의 공간에서 가족들이 살았으면 좋겠고, 시세에 따라 사고 팔고 옮겨다니는 삶은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대답하면 또 따라오는 말이 있다. "춥다.", "위험하다.", "유지 관리하기 힘들다." 그렇다. 주택은 춥고 치안도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유지 관리하기 힘들다. 하지만 춥고 위험하고 유지 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주택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스스로 가꾸어야 한다. 나는 거기에 삶의 중..
협소주택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는 데까지 범위를 넓히자 가능성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소방도로접'이라는 조건이 붙은 이상 만족스러운 집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소방도로를 접하고 있으면 땅값 자체가 비쌌고, 가끔 가격대가 괜찮으면, 상당히 경사진 땅에 찌그러진 삼각형의 집이거나 지나치게 좁고 어두운 분위기의 골목이 얽히고 섥혀 있는 곳이 많았다. 또 소방도로를 접한 매력적인 주택들은 약간만 손보면 되는 정도였고 그래서 가격대가 높았다. 내가 살고 있는 구도심 마산을 기준으로 보면, 2층 구조의 40평대 이상의 주택들은 대부분 3억 정도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집을 보면 볼 수록 우리의 예산 범위는 높아져가고 있었다. 급기야, 우리는 최대 2억 6천까지 집을 구하고, 최대 1억에 고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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